트렌드 리포트 대신 우리 고객에게서 힌트를 얻는 방법

마케터에게 마케팅 트렌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 같은 존재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조금이라도 더 바이럴 될 수 있는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해야 하기 때문이죠. 매일 SNS 채널을 살펴보거나 마케팅 이슈를 다루는 뉴스레터 혹은 큐레이션 사이트를 눈여겨보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러나 오늘은 트렌드는 잠시 뒤로 미뤄두고, 우리 고객에게서 힌트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초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트렌드 파악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시장의 동향을 읽어내고, 이를 적절하게 녹여낼 수 있어야 마케팅 퍼널의 인지와 흥미 단계를 넓힐 수 있으니까요. 다만, 트렌드를 좇아가기 이전에 우리 고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당연하게 들리지만 잘 와닿지는 않은, ‘우리 고객에게서 힌트를 얻는 방법’을 알려드려요.


마케팅 트렌드와 같은 빅데이터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초개인화, 마이크로 트렌드 사회로 흘러가고 있는 현재 시장에서 마케팅 트렌드 같은 빅데이터를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면 생각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우리 고객’들에 대해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죠. 트렌드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실제 우리 고객들의 데이터를 볼 때도 편향이 생길 수 있으며,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마케팅 기획의 기초 단계부터 방향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트렌드는 전체적인 그림을 대변하기에, 모든 고객 세그먼트 혹은 모든 산업 군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우리의 고객들이 트렌드에 긍정적으로 반응할지 부정적으로 반응할지는 고정 변수처럼 딱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무심코 트렌드를 따라갔다가 리소스가 낭비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은 A 특성 때문에 우리 브랜드를 애정하는 것인데, B가 트렌드라고 해서 마케팅 전략에 적용했다가 실패한 비즈니스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렌드를 고려하기 전에, 고객에 대한 이해가 먼저 수행되어야 합니다. 


마케팅의 본질 = ‘고객 중심적인 접근’

고객 중심은 기업이 각 고객의 필요, 니즈, 성향, 선호도를 중심에 두고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 및 실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큰 그림, 전체적인 데이터 아래 숨어 있는 개개인을 바라보며 그들의 니즈와 행동의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죠. 우리 고객의 충성도를 올리고 가치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도 고객 중심적인 접근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확보이기 때문에, 이런 고객 중심적인 접근이 바탕이 되어야 해요. 우리 비즈니스가 설정해둔 페르소나에 대한 이해, 실제 고객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타깃 하는 잠재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재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강점이라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마케팅에 녹여내야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 줄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비즈니스만의 가치에 관심을 가지는 ‘진짜 고객’ 들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단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기존 고객들의 핵심 경험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기존 고객이 충성고객으로 전환되기도 하죠.


고객을 이해하는 열쇠: Job-To-Be-Done (JTBD) 

고객에 대해 이해했다면 이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이럴 때 JTBD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가 시사하는 본질은 딱 하나인데요. 바로 “고객들은 자신들 삶에서 어떠한 ‘과업’을 해내기 위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용’한다”라는 것입니다. 이때, ‘과업’은 업무뿐만 아니라 고객이 해결하기 바라는 감정적, 사회적 요소의 것들을 내포해요. 

JTBD 프레임워크는 제품의 특징에 집중하는 대신,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객의 과업을 위한 도구가 우리 제품/서비스라고 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단순히 피트니스 기구를 사용하기 위해 고객들이 체육관 회원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라는 과업을 위해 ‘체육관 회원권’이라는 도구를 고용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죠. 이렇게 고객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고 깊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제품을 ‘고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과업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인지 혹은 동일한 과업 안에서, 고려하고 있는 다른 대안은 있는지 살펴보세요. 이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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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면도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Dollar Shave Club은 초기에 왜 일반 면도날을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구독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인지, 면도용품을 구매하는 방식(=다른 대안)은 어떤 것들인지 깊이 연구했죠. 덕분에 사용자들에게 서비스의 가치와 이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고, 고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고객들은 어떤 과업을 피하고 싶을까?

이미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들이 정말 피하고 싶은 과업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제품을 개선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마케팅 기획에 녹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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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Peloton은 고객들이,‘체육관에 가는’ 과업을 피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파악하여 CX 개선과 마케팅에 집중했습니다. 홈 피트니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집에서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했죠. 고객들이 집에서도 체육관과 비슷한 운동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자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마케팅 성과까지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제품/서비스의 본래 의도와는 다른 목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고객이 있을까? 

우리 제품/서비스의 본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 있다면 그들은 어떤 과업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마치 ‘역발상’ 같은 비즈니스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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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GoPro는 주로 스포츠 및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액션 카메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 GoPro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죠. 이에 GoPro는 이러한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하여 마케팅 전략을 조정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트렌드 파악에 집중하기 전, 고객 중심의 관점으로 우리 비즈니스를 세심하게 되돌아보며 힌트를 얻어보세요. 오늘 알려드린 JTBD 프레임워크를 사용해도 좋아요. 이렇게 우리 고객만의 니즈와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고객에게 더 가까이 더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